← 목록으로 돌아가기
창업·법인

태국 법인 설립 전 과정 — 2주 만에 가능한 3단계 절차와 자본금 완벽 정리

2026년 4월 17일

태국에서 오래 살면서 창업도 해보고 회사도 운영해보다 보니, "태국에서 법인 어떻게 세워?"라는 질문을 정말 자주 받는다. 사업을 목적으로 태국에 오는 한국 사람들이 늘어난 만큼, 법인 설립 정보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있다.

그런데 막상 이 주제로 검색해 보면 대행업체 광고성 글이 대부분이고, 한국 사람이 직접 세워본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글은 의외로 잘 없다. 그래서 이번 시리즈에서는 내가 직접 법인을 세우면서 겪은 전 과정을 단계별로 풀어보려고 한다. 총 8편으로 구성할 예정이고, 오늘 글은 그 첫 번째로 전체 과정의 큰 그림을 먼저 정리한다.

태국 법인 설립, 정말 2주면 가능한가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다. 서류가 제대로 준비된 상태라면 2주 안에 태국에 본인이 대표로 있는 법인을 세울 수 있다.

"그게 말이 되나?" 싶을 수 있는데, 태국의 법인 설립 프로세스 자체가 한국보다 간결한 편이다. 정부 부서 하나(DBD, Department of Business Development)가 주도적으로 처리하고, 최근에는 온라인 등록도 가능해져서 시간이 더 단축됐다.

다만 '2주'라는 시간은 다음 조건들이 맞아떨어질 때의 이야기다. 사무실 계약이 이미 되어 있거나 최소한 사무실 후보가 정해져 있어야 하고, 주주 3명이 구성되어 있고 필요한 서류(신분증 사본, 서명 등)가 준비되어 있어야 하며, 회사 이름 후보 3개 정도가 미리 정해져 있어야 한다.

반대로 이 중 하나라도 꼬이면 2주는 금방 3주, 4주로 늘어난다. 특히 주주 구성은 생각보다 까다로워서 이 단계에서 가장 많이 시간이 걸린다. 이 부분은 뒤에서 다시 이야기한다.

전체 과정은 3단계로 나뉜다

태국 법인 설립을 단순화하면 이 세 단계다.

사무실 계약 → 주주 구성 → 법인 등록

이 순서에는 이유가 있다. 사무실을 먼저 계약해야 하는 이유는 법인 등록 서류에 사무실 임대 계약서가 필수 첨부물이기 때문이다. 주소가 없으면 회사를 등록할 수 없다.

그리고 주주 구성은 사무실을 찾는 동안 병행해서 진행하면 된다. 주주 3명을 모으고 그들의 신분증 사본과 서명을 받는 과정이 생각보다 길어지기 때문에, 사무실 찾는 기간 1주일 동안 주주 구성까지 같이 진행하는 것이 시간 효율상 가장 좋다.

각 단계가 대략 얼마나 걸리는지 정리해보면 이렇다.

1단계. 사무실 계약 — 1주일

원하는 사무실 형태를 정하고, 후보지를 둘러본 뒤 계약서를 작성하는 데 보통 1주일 정도 잡으면 된다. 태국의 사무실은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나뉜다. 한국의 오피스 빌딩과 비슷한 형태, 주택을 개조한 형태(태국어로 '무반'), 그리고 공유 오피스다. 각각의 장단점과 실제 사례는 시리즈의 2~4편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사무실이 아직 없는데 급하게 법인을 세워야 한다면, 본인이 사는 콘도를 임시 사무실로 등록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콘도를 사무실로 쓰면 VAT 사업자 등록이 불가능하다는 제약이 있다. 그래서 정식 사업 운영을 위해서는 콘도로 먼저 등록한 뒤, 실제 사무실이 구해지고 나면 법인 주소를 바꾸는 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2단계. 주주 구성 — 1단계와 병행, 실무 2~3일

태국 법인은 외국인의 지분이 49%를 넘을 수 없다. 반드시 태국인 51 : 외국인 49 비율이어야 한다. 주주는 최소 3명이어야 하고, 주로 태국인 2명 + 한국인 1명, 또는 태국인 1명 + 한국인 2명의 조합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이 단계가 태국 법인 설립에서 가장 어려운 관문이다. 믿을 수 있는 태국 파트너가 있다면 문제없지만, 그런 파트너 없이 혼자 건너온 한국인이 태국인 주주 1~2명을 구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에이전시를 통해 명의만 빌리는 방법도 있지만, 여기엔 생각보다 큰 법적 리스크가 따른다. 주주로 등재된 이상 법적으로는 지분에 대한 권리를 가지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5편에서 집중적으로 다룬다.

3단계. 법인 등록 — 1주일

사무실과 주주가 준비되면 실제 등록은 생각보다 빠르다. 회사 이름을 DBD 사이트에서 확인하고, MOA(회사정관)와 AOA(주주총회 회의록)를 작성한 뒤, DBD에 등록 신청을 한다. 이후 VAT 등록까지 마치면 법인 설립이 완료된다.

태국 DBD는 몇 년 전부터 온라인 등록 시스템을 도입해서, 직접 방문 없이도 많은 절차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법인 등록 자체는 10일 정도, VAT 등록은 2~3일 정도 걸린다고 보면 된다.

자본금은 왜 200만 밧이 표준일까

법인 설립 이야기를 하면 거의 항상 따라오는 질문이 있다. "자본금은 얼마로 등록해야 하나?"

결론부터 말하면 200만 밧(약 8,000만 원 수준)이 가장 흔한 표준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외국인 1명이 워크퍼밋을 받기 위한 최소 자본금 요건이 200만 밧이기 때문이다. 즉, 외국인 대표가 본인 이름으로 워크퍼밋을 받고 합법적으로 급여를 받으면서 일하려면 회사 자본금이 최소 200만 밧으로 등록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하나 더 있다. "200만 밧이 실제로 태국 통장에 있어야 하나?"

다행히 그렇지 않다. 법인 설립 시 자본금은 서류상으로만 등록되면 된다. 통장 잔고 증명도 필요 없고, 실제 입금도 필요 없다. 회계 사무소를 통해 자본금을 서류상에 기재하는 방식으로 등록한다. 그래서 200만 밧 자본금으로 법인을 세운다고 해서 실제로 8,000만 원이 묶이는 건 아니다. 태국이 외국인 창업에 비교적 우호적인 이유 중 하나다.

VAT 등록은 언제, 반드시 해야 하나

법인 설립과 VAT(부가세) 등록은 별개의 절차다. 법인이 먼저 설립된 뒤 VAT 등록을 따로 진행한다.

그런데 VAT 등록이 의무는 아니다. 연 매출이 180만 밧 이하인 사업체라면 VAT 등록은 선택 사항이다. 사업 초기에 매출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VAT 등록을 나중으로 미뤄도 된다.

다만 B2B 거래를 많이 할 예정이라면 VAT 등록을 해두는 게 유리한 경우가 많다. 거래처에서 세금계산서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사업 성격에 따라 판단하면 된다.

이어지는 편들에서 다룰 내용

오늘 글은 큰 그림 정리에 집중했고, 구체적인 디테일은 이어지는 편들에서 풀어낼 예정이다. 시리즈 전체 구성은 이렇게 짜두었다.

  • 2편. 태국 사무실 계약 — 오피스빌딩 vs 주택형 vs 공유오피스 비교
  • 3편. 방콕 실제 오피스 추천 — 내가 직접 본 3곳 + 실제 견적서
  • 4편. 태국 주택형 사무실(무반)과 공유오피스 이야기
  • 5편. 태국 법인 주주 구성의 함정 — 49% 룰과 명의 대여의 위험
  • 6편. 태국 법인 이름 짓기와 MOA·AOA 서류 작성
  • 7편. 태국 법인 등록과 VAT 등록 실전 절차
  • 8편. 태국 법인 설립 대행업체 솔직 후기 — 한국계 vs 태국계

태국에서 사업을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실제 견적서, 담당자 연락처, 서류 샘플까지 최대한 공개할 예정이다. 다음 편부터 본격적으로 들어가보자.

관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