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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법인

태국 사무실 구하기 — 오피스빌딩·무반·공유오피스 3가지 형태 장단점 비교

2026년 4월 17일

지난 1편에서 태국 법인 설립의 전체 과정을 이야기했다. 그 첫 단계가 사무실 계약이었는데, 막상 사무실을 구하려고 보면 태국의 오피스 시장이 한국과 꽤 다르다는 걸 금방 체감한다.

태국에서 사무실을 구할 때 고를 수 있는 옵션은 크게 세 가지다. 한국에서 익숙한 오피스 빌딩 형태, 주택을 개조해서 쓰는 형태(태국어로 '무반'), 그리고 공유 오피스다. 이 세 가지는 위치, 가격, 계약 조건, 심지어 회사 운영의 '분위기'까지 모두 다르다. 본인의 사업 성격과 예산에 따라 어디에 자리를 잡을지가 꽤 중요한 결정이 된다.

오늘은 각 형태의 특징과 장단점을 정리해본다. 구체적인 방콕 사무실 실제 사례(사진, 견적 포함)는 3편과 4편에서 다룬다.

오피스 빌딩 — 한국인에게 가장 익숙한 형태

가장 먼저 떠올릴 만한 형태가 오피스 빌딩이다.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빌딩 안에 사무실이 모여 있는' 그 형태와 거의 같다.

여러 회사가 한 건물에 입주해 있고, 공용 화장실을 같이 쓴다. 상주 경비원이 있어서 안전하고 관리도 편하다. 무엇보다 대부분 BTS나 MRT와 가까운 위치에 있어서 직원들의 출퇴근이 수월하다.

방콕에서 오피스 빌딩이 많이 몰려 있는 지역은 대략 세 곳이다. 서울의 여의도처럼 업무 지구로 통하는 사톤(Sathorn) 일대, 한국과 중국 대사관이 있는 라차다(Rachada), 그리고 방콕 최대 번화가인 프롬퐁-칫롬 주변이다. 이 세 지역 중 어디를 고르느냐에 따라 렌트비와 주변 인프라가 꽤 달라진다.

단점은 명확하다. 렌트비가 비싼 편이고, 특히 BTS 라인 주변은 상당히 부담된다. 그리고 오피스 빌딩 계약은 보통 3년 단위를 요구하는 곳이 많다. 사업 초기에 3년짜리 계약을 덜컥 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3년 안에 사업 방향이 바뀌거나 규모가 달라지면 사무실 때문에 골치가 아파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대외적으로 회사 이미지가 중요하거나, 한국/해외 클라이언트가 자주 방문할 가능성이 있는 사업이라면 오피스 빌딩이 가장 무난한 선택이다. BTS 역 근처 빌딩에 입주해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정 수준의 신뢰 신호가 되는 측면이 있다.

주택형 사무실(무반) — 태국 특유의 오피스 문화

두 번째는 주택형 사무실이다. 태국어로는 '무반(หมู่บ้าน)'이라고 부르는데, 원래 뜻은 '같은 형태의 집들이 모여 있는 주거 단지'다.

태국에는 똑같이 생긴 2~3층짜리 주택들이 단지를 이루고 있는 곳이 정말 많다. 원래 주거용으로 지어진 건물이지만, 태국 소규모 회사들이 이 주택을 그대로 회사 사무실로 활용하는 경우가 일상적이다. 법적으로도 회사 사무실 등록이 가능하다.

내부 구조는 대개 이런 식이다. 1층은 사무 공간, 2층은 회의실과 창고, 3층은 직원 숙소. 한 건물을 통째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거용으로 지어진 공간이라 창문과 채광이 좋고, 주차장과 작은 마당도 보통 같이 딸려 있다.

렌트비도 생각보다 저렴하다. 3층짜리 주택 하나를 통째로 쓰는 데 보통 35,000밧 정도다. 같은 면적의 오피스 빌딩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다.

단점은 접근성이다. 무반은 보통 방콕 외곽이나 BTS/MRT가 닿지 않는 안쪽 지역에 있다. 대표적으로 랏프라오(Lat Phrao)나 람캉행(Ramkhamhaeng) 같은 지역이다. 직원들이 출퇴근할 때 택시나 차를 타야 하는 경우가 많고, 출퇴근 시간대에는 교통 체증이 상당하다.

그리고 단독 건물을 쓰다 보니 건물 관리를 직접 해야 한다. 청소, 간단한 수리, 벌레 방제 같은 것들을 회사가 알아서 처리해야 한다. 대부분 청소부를 따로 고용해서 관리한다.

무반 사무실은 이런 조건이 맞는 사업에 특히 잘 맞는다. 고객이 사무실을 직접 방문할 일이 거의 없는 내부 업무 중심의 사업, 직원이 5~10명 정도 되는 소규모 팀, 저렴한 비용으로 넓은 공간이 필요한 경우. 실제로 태국 소기업이나 현지에서 오래 사업해온 한국 중소기업이 무반을 선호하는 경우가 꽤 많다.

공유 오피스 — 시작 단계의 유연한 선택지

세 번째는 공유 오피스, 혹은 코워킹 스페이스다. 최근 10여 년 사이에 태국에도 정말 많이 생겼다.

가장 큰 장점은 유연성이다. 테이블 하나만 빌릴 수도 있고, 계약 기간도 1달부터 1년까지 본인이 정할 수 있다. 사업 초기 단계이거나, 직원 수가 적어서 큰 사무실이 필요 없을 때 합리적인 선택이다.

공유 오피스는 대부분 BTS 라인 근처에 있어서 교통이 편리하다. 내부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현대적이다. 방콕에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공유 오피스를 사용하고 있어서, 글로벌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매력적이다. 디지털 노마드들이 많이 모이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런데 단점도 몇 가지 있다. 우선 가격 대비 공간이 작다. 독립된 공간을 빌리려면 오피스 빌딩 못지않게 비싸진다. 그리고 완전히 독립된 공간이 아니다 보니 민감한 회의를 하거나 집중해서 일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무엇보다 많은 분들이 놓치는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다. 공유 오피스는 대부분 회사 주소 등록이 불가능하다. 법인 설립을 위한 정식 사무실로 쓸 수 없다는 뜻이다. 공유 오피스 중에서도 주소 등록이 가능한 '버추얼 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있긴 하지만, 일반적인 핫데스크나 전용 데스크 상품으로는 회사 등록이 안 된다.

그래서 공유 오피스는 보통 이런 식으로 활용한다. 정식 사무실을 찾는 과도기에 임시로 쓰거나, 직원은 재택으로 일하고 미팅 공간이 필요할 때 보조적으로 쓰거나.

세 형태를 한눈에 비교해보면

항목 오피스 빌딩 무반 (주택형) 공유 오피스
월 렌트비 높음 (30,000~50,000밧) 중간 (35,000밧 내외) 중간~높음
위치 시내, BTS/MRT 근처 외곽, 대중교통 멀음 시내, BTS 근처
계약 기간 보통 3년 1~2년 1개월~1년
회사 주소 등록 가능 가능 대부분 불가
공간 독립성 중간 높음 (단독 건물) 낮음
관리 부담 낮음 높음 (직접 관리) 없음

본인 사업에 맞는 선택이 중요하다

세 가지 형태 중 어느 하나가 절대적으로 낫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본인의 사업 성격, 예산, 직원 수, 클라이언트 특성에 따라 정답이 달라진다.

대외 미팅이 잦고 회사 이미지가 중요한 B2B 사업이라면 오피스 빌딩이 맞다. 직원 중심의 내부 업무가 많고 비용 효율이 중요하다면 무반이 낫다.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해서 유연성이 필요하다면 공유 오피스가 괜찮다.

그리고 이 셋을 조합하는 방식도 있다. 예를 들어 법인 주소는 무반으로 등록해두고, 평소 실무는 시내 공유 오피스에서 처리하는 식이다. 법인 설립에만 해당하는 '형식적 주소'와 일상 업무를 보는 '실제 공간'을 분리하는 방식인데, 생각보다 많은 소규모 회사가 이렇게 운영한다.

다음 3편에서는 내가 직접 다녀본 방콕의 대표 오피스 빌딩 3곳을 구체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실제 위치, 렌트비 견적, 분위기까지 디테일하게 풀어서 오피스 빌딩을 고려하는 분들이 바로 참고할 수 있게 정리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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