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법인 설립 대행업체 솔직 후기 — 한국계 vs 태국계, 실제 견적과 경험 비교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다. 1편부터 7편까지 태국 법인 설립의 전 과정을 순서대로 풀어왔다. 사무실 계약, 주주 구성, 회사 이름과 서류 작성, 그리고 DBD 등록과 VAT 등록까지. 이제 남은 이야기는 하나다.
"결국 이걸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
한국인이 태국에서 법인을 직접 설립하는 경우는 드물다. 태국어로 된 서류를 작성해야 하고, DBD와 국세청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은 회계 사무소나 법인 설립 대행업체를 이용한다. 그리고 여기서 선택지가 갈린다. 한국계 업체를 쓸 것인가, 태국계 업체를 쓸 것인가.
이 편에서는 내가 실제로 이용해보거나 직접 견적을 받아본 태국계 업체 두 곳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그리고 한국계 업체와의 차이점, 본인 상황에 맞는 선택 기준까지 정리해본다.
한국계 vs 태국계 — 어떤 차이가 있을까
법인 설립 대행업체를 고를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갈림길이다. 두 선택지의 차이는 꽤 분명하다.
한국계 회계법인은 의사소통이 원활하고 진행 속도가 빠른 것이 최대 장점이다. 모든 문서와 연락을 한국어로 할 수 있고, 한국 사업 관행을 잘 알고 있어서 상담 자체가 편하다. 단점은 비용이 비싸다는 점이다. 태국계 대비 2~3배 수준의 수수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태국계 회계법인은 정반대다. 가격이 훨씬 저렴하고, 태국 행정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도 당연히 깊다. 하지만 의사소통이 쉽지 않다. 영어가 되는 담당자를 만나지 못하면 태국인 주주나 통역을 사이에 두고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그리고 업무 속도가 전형적인 태국식이다. 느리다.
어느 쪽이 나은가? 정답은 본인 상황에 따라 다르다. 시간이 급하고 커뮤니케이션 스트레스를 줄이고 싶다면 한국계가 낫다. 시간적 여유가 있고 비용을 아끼고 싶다면 태국계가 합리적이다.
이번 편에서는 내가 직접 이용해본 태국계 업체 두 곳을 먼저 소개한다. 한 곳은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소규모 업체, 다른 한 곳은 영어가 가능한 중상위 업체다.
AccountsWorks — 태국계 소규모 법인 설립 전문 업체
첫 번째는 AccountsWorks다. 태국에서 법인 설립 업무를 주로 전담하는 소규모 회계 법인이다.
- 사무실 위치: 37 Srinakarin Road, Nong Bon, Prawet, Bangkok
- 규모: 직원 약 15명
- 법인 등록 비용: 15,200밧 (기본 기준)
- 홈페이지: https://www.accountworks.co.th/
AccountsWorks의 장점은 단순하다. 가격이 정말 저렴하다. 법인 등록만 따지면 15,200밧 수준으로, 뒤에 소개할 SVK의 절반 수준이다. 프로모션 패키지 기준으로는 Standard 9,900밧, Supreme 13,900밧에 형성되어 있다.
포함되는 서비스 구성을 보면 이렇다.
Standard 패키지 (프로모션 기준 9,900밧, 정가 15,000밧)
- VAT 인터넷 등록 (1,500밧 상당)
- 회사 도장 제작 (600밧 상당)
- 도장 디자인 작업 3회까지
- 서류 전달 메신저 서비스 1회 (700밧 상당)
- 세금 양식 샘플 제공
- 은행 계좌 개설용 회의록 양식 제공
- 법인 등록 완료 후 '해야 할 일' 가이드
- 명함 디자인 2장까지 포함
Supreme 패키지 (프로모션 기준 13,900밧, 정가 20,000밧)
Standard에 아래가 추가된다.
- 사회 보장 등록 (고용주/직원, 6,000밧 상당)
- 인터넷 세금 신고 코드 요청 (1,000밧 상당)
그리고 이 프로모션 가격은 보통 3개월 이내에 월별 회계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는 조건으로 적용된다. 즉, 법인 설립 후 AccountsWorks와 월별 장부 기장 계약을 이어서 체결하면 이 패키지 가격이 적용된다. 단순히 법인만 세우고 떠나는 경우엔 가격이 정가(15,000~20,000밧) 쪽에 가까워진다.
AccountsWorks의 단점도 분명하다. 영어 의사소통이 거의 안 된다. 담당자가 영어 메시지를 이해하는 수준은 되지만, 복잡한 내용을 주고받기엔 한계가 있다. 그리고 업무 속도가 전형적인 태국식이다. 법인 설립까지 보통 2주 정도 소요되는데, 이건 한국계 대비 확실히 느린 편이다.
하지만 법인 설립 업무 자체는 전문적으로 해온 곳이라 설립이 실패하거나 틀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시간적 여유가 있고, 소통은 태국인 주주나 지인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합리적인 선택지다.
실제 문의 가능한 연락처는 아래와 같다.
- K. Nam (매니저): 062-405-2035
- 콜센터: 092-478-2917
SVK Accounting and Tax — 영어 가능한 중상위 태국계
두 번째는 SVK Accounting and Tax다. AccountsWorks보다 한 단계 위의 포지션에 있는 태국 회계법인으로, 가격은 더 비싸지만 의사소통과 서비스 품질이 훨씬 낫다.
- 사무실 위치: 1213/91 Srivara Town in Town Soi 4, Soi Ladprao 94, Wangthonglang, Bangkok 10310
- 규모: 직원 약 15~20명
- 법인 등록 비용: 35,000밧
- 홈페이지: http://svkaccount.com/en
SVK는 가족 경영 회사다. 어머니가 대표, 아들이 법인 설립과 워크퍼밋 업무, 딸이 회계와 기장 업무를 담당하는 구조다. 특이한 점은 아들과 딸이 모두 태국 명문대 졸업 후 영국 유학을 다녀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영어 의사소통이 매우 원활하다. 이게 SVK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태국 회계법인이지만 영어가 되니까 한국인 창업자가 소통하는 데 스트레스가 적다. 물론 한국계 업체만큼 한국어로 편하게 대화할 수는 없지만, 비즈니스 영어 수준만 되면 충분히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그래서 한국인뿐 아니라 일본인, 유럽인 창업자들도 SVK를 많이 이용한다.
업무 속도는 한국 회사보다는 느리지만 일반 태국 회사보다는 빠르다. 체감상 '한국 회사 >>>> SVK >> 일반 태국 회사' 정도 된다. 맡긴 업무를 중간에 방치하거나 무책임하게 넘기는 경우는 없다. 책임감은 있는데 속도가 따라주지 않는 전형적인 중상위 태국 업체 스타일이다.
실제로 받아봤던 견적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다.
SVK 견적 (자본금 2,000,000밧 기준)
- 법인 등록 (DBD): 37,000밧 (할인가 35,000밧)
- VAT 등록 (국세청): 4,000밧
- PND.51 반기 세금 신고: 2,000밧/년
- 회계 장부 관리 (General Ledger): 2,000밧/년
법인 등록 서비스에는 메신저 서비스, 서류 준비 어드바이스, 정부 기관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모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처리 수수료, 인지세, 정부 서비스 비용, 감사 비용, 변호사 승인 비용, 회사 도장 제작, 등록 수수료까지 전부 포함된 가격이다.
AccountsWorks 대비 두 배 이상의 가격이지만, 영어 의사소통과 서비스 품질 차이를 고려하면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지다. 회계 정보의 민감성을 신경 쓰면서 태국계 업체를 찾는다면 SVK가 좋은 옵션이다.
실제 문의 가능한 연락처는 아래와 같다.
- 사무실 번호: 02-559-3831
한국계 회계법인은 어떤 경우에 선택할까
한국계 회계법인은 이 글에서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았지만, 선택할 만한 경우가 분명히 있다.
우선 시간이 급할 때다. 비자 일정 때문에 법인 설립이 특정 날짜까지 완료되어야 하거나, 바로 다음 달에 거래처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속도 차이가 결정적이다. 한국계 업체는 보통 1주일 안에 법인 설립을 완료한다.
본인이 영어나 태국어를 거의 못 하고, 태국인 주주도 소통 중개 역할을 해줄 만큼 시간이 없다면 한국계가 현실적인 선택이다. 태국계 업체와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와 오해의 가능성이 꽤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에서 큰 규모로 법인을 운영하게 될 예정이라면, 초기 관계 형성 차원에서 한국계를 이용하는 것도 합리적이다. 장기적으로 세무 업무나 워크퍼밋 갱신 같은 일이 계속 이어질 텐데, 안정적인 의사소통 채널을 처음부터 만들어두는 셈이다.
단점은 반복되지만 비용이다. 한국계 회계법인의 법인 설립 대행 비용은 보통 태국계 대비 2~3배 수준이다. SVK가 35,000밧이라면 한국계는 70,000~100,000밧에 형성된다. 이 차이를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가 판단 포인트다.
어떻게 고를 것인가 — 세 가지 기준
세 종류의 업체(저가 태국계, 중상위 태국계, 한국계) 중에서 본인에게 맞는 곳을 고르는 기준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예산이다. 예산이 가장 큰 제약이라면 AccountsWorks 같은 태국계 소규모 업체가 맞다. 15,000밧 내외로 법인 설립을 완료할 수 있다. 예산이 여유 있다면 SVK 같은 중상위 업체나 한국계 업체가 커뮤니케이션 스트레스를 크게 줄여준다.
둘째, 시간이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태국계 업체 어디든 괜찮다. 2~3주 걸려도 문제없다면 가격이 훨씬 유리하다. 반면 법인 설립이 1~2주 안에 완료되어야 하는 급한 상황이라면 한국계가 확실한 선택이다.
셋째, 의사소통 능력이다. 본인이 영어로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면 SVK 같은 업체가 가성비 최고다. 영어가 어렵고 태국인 주주도 도와주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한국계 업체가 현실적이다. 영어는 되지만 법률 용어까지 이해하고 논의하기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면 SVK가 중간 지대에 있다.
시리즈를 마무리하며
1편에서 2주면 태국 법인을 세울 수 있다는 이야기로 시작했다. 이제 8편까지 따라온 독자라면 왜 그게 가능한지, 그리고 어떤 단계에서 어떤 함정이 있는지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태국 법인 설립은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간단한 프로세스이긴 하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49% 룰, 명의 대여의 법적 리스크, 태국어로만 작성되는 공식 서류, 그리고 대행업체 선택까지. 하나하나가 중요한 결정들이다.
가장 중요한 조언을 마지막으로 반복하자면, 서두르지 말자는 것이다. 법인 설립을 2주 안에 끝내려다 주주 구성을 잘못해서 몇 년 뒤 회사를 잃는 경우가 실제로 있다. 차라리 한 달이 걸리더라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고, 믿을 만한 대행업체를 골라서 진행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안전하다.
태국에서의 사업은 법인 설립이 시작이 아니라 그다음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법인을 세우는 과정에서 쌓은 이해와 네트워크가 그 이후 몇 년의 사업 운영을 좌우한다. 이 시리즈가 태국에서 사업을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