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법인 이름 짓기와 MOA·AOA 서류 작성 — DBD 등록 전 준비 완벽 가이드
지난 5편에서 태국 법인 설립의 가장 큰 리스크 구간인 주주 구성을 다뤘다. 49% 룰과 명의 대여의 위험성까지 짚었으니, 이제 그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주주 3명이 정해지고 나면 법인 등록을 위해 작성해야 할 서류들이 차례로 기다리고 있다. 크게 세 가지다. 회사 이름 확정, MOA(회사정관) 작성, AOA(주주총회 회의록) 작성. 오늘은 이 세 가지를 순서대로 정리해본다.
대행업체를 쓸 경우에도 이 단계의 전반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있으면 진행 중에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할 수 있고, 직접 작성하려는 분들에게는 실제 서류 양식까지 참고가 될 수 있도록 풀어본다.
회사 이름 짓기 — DBD 중복 확인부터 시작한다
첫 번째 단계는 회사 이름을 정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사업자 등록할 때도 그렇듯, 이미 등록된 회사 이름과 중복되면 사용할 수 없다. 홈페이지 도메인과 같은 원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회사 이름을 결정하기 전에 반드시 DBD 사이트에서 중복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회사 이름 확인 사이트: https://reserve.dbd.go.th/
이 사이트에서 원하는 이름을 검색해보면 해당 이름이 사용 가능한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DBD는 Department of Business Development의 약자로, 한국 사람들은 흔히 '상무국'이라고 부른다. 태국에서 법인을 새롭게 등록하고 관리하는 일을 주관하는 정부 부서다.
실제 등록 시에는 이름 후보 3개를 우선순위 순으로 준비해두는 것이 안전하다. DBD에 서류를 접수할 때 3개 후보를 함께 제출하고, 1순위가 중복되면 2순위로, 2순위도 중복되면 3순위로 등록되는 식이다. 하나만 준비했다가 중복으로 거절되면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롭다.
이름을 지을 때 주의할 점이 두 가지 더 있다. 첫째, 태국의 주식회사는 영문 회사명 뒤에 반드시 Co., LTD.가 붙는다. Private Company Limited의 줄임말로 주주로 구성된 주식회사라는 의미다. 한국 법인명 뒤에 '(주)'가 붙는 것과 같은 역할이다.
둘째, 회사 이름을 영어로 등록하더라도 그에 대응하는 태국어 표기를 반드시 함께 등록해야 한다. 예를 들어 회사 이름을 'Bangkok Company Co., LTD.'로 하려고 한다면, 'บางโคก' 같은 태국어 발음 표기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영어와 태국어가 한 세트로 묶여서 법인명으로 등록되는 방식이다. 태국어 발음 표기에 익숙하지 않다면 회계 사무소나 태국인 주주의 도움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MOA — 회사정관 작성
회사 이름이 확정되면 다음은 MOA 작성이다.
MOA는 Memorandum of Association의 약자로, 우리말로 풀면 회사정관에 해당한다. 회사가 어떤 구조로 존재하는지 가장 기본적인 정보를 담은 문서다. 태국어로는 'แบบ บอจ. 2 (form boj.2)'라는 정해진 서식을 사용한다.
MOA에 들어가는 핵심 내용은 여섯 가지다.
- 회사 이름 — 앞서 확정한 영어명과 태국어명 모두
- 사무실 주소 — 법인 등록 사무실의 정확한 위치
- 설립 목적 — 회사가 어떤 사업을 영위할 것인지 (별도 양식 ว.에 기재)
- 주주의 책임 범위 — 본인이 가지고 있는 주식 가치만큼 책임을 짐
- 자본금 정보 — 총 자본금, 주식 수, 주당 가치
- 주주 명단과 각자의 주식 수 — 이름, 주소, 직업, 신분증 번호, 서명 포함
여기에 증인 확인서가 따로 첨부된다. 증인은 주주 명단과 별개로 법인 설립 과정을 지켜본 두 명의 성인이 필요하다. 각자 이름, 주소, 신분증 번호, 서명을 기재한 확인서를 작성해서 같이 제출한다.
MOA에서 가장 까다로운 점은 내용 전체가 태국어로 작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영어 병기가 가능한 항목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태국 정부 서식이기 때문에 태국어가 주 언어다. 태국어를 모르면 직접 작성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보통은 회계 사무소에 대행을 맡기거나 태국인 주주의 도움을 받는다. 법인 설립 패키지 안에 MOA 작성이 포함되어 있는 대행업체가 대부분이다.
AOA — 주주총회 회의록 작성
MOA와 함께 필수로 작성해야 하는 또 다른 서류가 AOA다.
AOA는 Articles of Association의 약자로, 회사의 운영 규정에 해당한다. 회사 이사진과 주주 등 주요 관계자들이 모여서 법인 설립과 관련된 내용을 논의했다는 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서류다. 쉽게 말해 법인 설립 주주총회의 회의록이다. AOA 역시 정해진 양식이 있고, 이 양식에 맞춰 작성해서 제출하면 된다.
AOA는 일곱 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각 섹션에서 정해야 할 내용은 대략 이렇다.
- 총칙 — 회사 규정이 언제 어떻게 수정될 수 있는지에 대한 조항
- 주식과 주주 — 주식의 종류(명의식 보통주), 양도 조건, 회사의 주식 보유 가능 여부
- 이사회 — 이사 수, 결원 시 선임 방식, 이사회 정족수, 이사의 책임 범위
- 주주총회 — 정기/임시 주주총회의 소집 방식, 통지 기한, 의결 정족수
- 결산 — 결산서 작성 담당자, 감사 절차, 회계 연도 기간
- 배당금과 준비금 — 배당 지급 타이밍, 준비금 적립 비율(최소 1/20)
- 회계담당자 — 회계담당자 선임 방식과 권한 범위
각 항목은 회사의 운영 기본 원칙이 된다. 나중에 주주 간 의견 차이가 생기거나 배당 분쟁이 발생했을 때 이 AOA가 판단 기준이 된다. 주주총회의 의결 정족수, 배당 지급 규정, 준비금 비율 같은 조항들은 특히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AOA도 MOA와 마찬가지로 태국어로 작성된 표준 양식을 사용한다. 대행업체를 통해 진행하는 경우 대부분 기본 템플릿에서 회사 이름과 날짜만 채워 넣는 방식으로 작성된다. 회사마다 운영 방식이 크게 다를 이유가 없기 때문에 표준 양식이 대부분의 경우에 잘 맞는다.
다만 특수한 지분 구조나 의사결정 구조를 원한다면 이 AOA에서 그 내용을 반영해야 한다. 예를 들어 특정 안건에 대해서는 만장일치를 요구한다거나, 배당 우선권을 특정 주주에게 준다거나 하는 조항들은 사전에 변호사와 상의한 뒤 AOA에 명시해두는 것이 안전하다.
서류 작성, 혼자 하지 말자
이 편을 정리하면서 한 가지 솔직한 조언을 덧붙이고 싶다.
법인 이름 정하기까지는 개인이 직접 할 수 있다. DBD 사이트에서 중복 확인하고 영어/태국어 세트를 결정하는 건 태국어를 몰라도 어렵지 않다.
하지만 MOA와 AOA 서류 작성은 개인이 직접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전부 태국어로 작성되어야 하고 법률 용어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잘못 작성하면 등록 자체가 반려되거나, 나중에 회사 운영 중 예기치 못한 분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단계에서는 회계 사무소나 법률 사무소의 도움을 받는 것이 사실상 표준이다. 대행 비용은 회계 사무소 이용 시 법인 설립 패키지 안에 포함되어 있어 별도 추가 비용이 많이 들지는 않는다.
다만 전체 과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본인이 이해하고 있으면, 대행업체에 맡기더라도 진행 중에 어떤 서류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실수를 잡아내거나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다음 편 예고
오늘은 회사 이름 결정부터 MOA, AOA 서류 작성까지를 다뤘다. 여기까지 준비되면 실제 정부 등록 단계만 남는다.
다음 7편에서는 DBD 온라인 등록과 VAT 등록의 실전 절차를 다룰 예정이다. 준비된 서류를 어디에 어떻게 제출하는지, 60일 이내에 반드시 챙겨야 할 VAT 등록은 어떻게 하는지, 등록 완료 후 받게 되는 세 가지 핵심 서류가 무엇인지까지 모두 풀어본다.